필자는 과거 회차별로 이 장면들을 목격 할 때마다 드라마에서 현실을 어떻게 붕괴하였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며 드라마와 현실을 명확하게 구분지어주는 글을 썼었는데 이번 역시 현실에 입각한 드라마 속 설정 붕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CCTV 자료 완전 삭제에 대한 부분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
CCTV를 완전히 삭제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면서도 불가능한 일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삭제후 바로 복원하면 살수가 있고 시간이 지나면 하드디스크 제작자의 할아버지가 와도 불가능하다. 한마디로 자료가 살아있는 기간이 한정적이라는 말이다. 드라마에서 주단태가 배로나를 죽인 당일 CCTV가 녹화되고 있었다. 조비서는 이를 삭제하기 위하여 학교 감시카메라 실로 몰래 진입하였고 그 녹화된 영상을 삭제하였다.
경찰은 그 영상을 찾을 수 없다며 원통해 했다. 하지만 경찰이 맘만 먹었다면 조각이라도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이 필자가 보는 관점이다. 배로나의 죽음에 대해서 경찰이 확실한 조사를 했더라면 CCTV 속에 남아 있는 조각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컴퓨터의 파일 저장 방식을
생각하면 설명이 된다.
CCTV는 대부분 녹화를 긴 시간 해야 하기 때문에 하드디스크드라이브가 탑재가 된다. SSD와는 다르게 오랜 시간 저장을 할 수가 있으며 매우 빠른 저장이 가능하다라는 것이 장점이다.
기존 플로피 디스켓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런지 모르겠지만 순차저장방식을 사용하였다. 이 방식은 둥그런 원판에 차곡차곡 기억을 하는 방식으로써 정확한 위치에 기록을 할 수 있지만 매우 느리면서 오류가 상당히 많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윈도우가 거대해지면서 저장장치는 빨라져야 하고 이러한 순차기록방식은 버려져야만 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임의기록방식이다.
이 방식은 순차적으로 기록을 하는 것이 아니라 파일을 여러갈래로 쪼개어 하드디스크의 여러공간에 랜덤으로 배치해버린다. 그리고 원판이 빠르게 돌면서 헤드라는 존재가 이를 읽어들이는 방식이다. (원래는 PMR, CMR 등 전문용어가 동반되어야 하지만 여기선 간략히 설명했다)
그러니 영상 하나를 저장한다고 해도 이 영상 파일을 여러갈래로 쪼개어 배치하기에 중간 중간 짤려도 배로나 주변에 서있던 주단태의 모습은 포착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결론은 배로나가 살해당한 당일에
포렌식 수사를 했다면 영상확보가능
=> 주단태는 범인으로 체포됨 ㅇㅇ
포렌식과 복원의 차이점에 대해서 헷갈리는 사람이 많이 있다. 엄연히 말하면 둘다 같은 말이고 포렌식은 경찰 수사 기법 용어 중에 하나이다. 예를 들어 다잉메시지처럼.. 포렌식 수사 기법에는 파손된 디지털 자료를 복구하는 것을 한 영역으로 부르는 것이다. 그러니까 데이터를 복원하여 증거자료를 만드는 것이 포렌식이라고 이해를 하면 좋다.
그러니 일반인들이 자료를 잃어버렸다면 포렌식 해주세요가 아니라 복원해주세요라고 이야기 하면 된다. (이거 복구업체에서 되게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대목) 포렌식 해주세요 하면 비용이 더 부과될 수도 있다. (참고바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배로나가 살해당한 당일에 조비서가 내용물을 지웠다고 해도 충분히 경찰은 찾아낼 수 있었다. 물론 드라마 설정상 그때 찾으면 재미가 없으니 이해를 하도록 하자.. 어쨌든 진범을 잡는 것은 가능했고, 이게 만약 성공했을때 조비서는 한가지 실수를 또 저지를 뻔 했다. 그때에는 진짜 주단태에게 죽었을지도?
어쨌든 드라마 상 설정허용이라는 말처럼 이야기 전개의 흥미로움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현실을 붕괴하는 일이 잦다. 이 글 역시 너무 진지하게 보지 마시고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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